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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 블로그/티스토리 이야기

시와 여행, 고양이를 받아적는 유목민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동물을 좋아하세요?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시는 분도 계시고, 반려동물로 함께하고 계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오늘은 길고양이를 사랑으로 안아주시는 dall-lee님을 소개합니다. 그저 안쓰럽게만 보고 그냥 스치고 지나쳤던 길고양이들을 수년 동안 따뜻한 눈길로 많은 것을 담아내고 계세요. 이제, <구름과연어혹은우기의여인숙>에서 길고양이의 사랑스러운 모습과 dall-lee님의 따뜻한 마음으로 추위를 녹여볼까요?^^





                                     
                           
dall-lee님의 블로그 바로가기 >





안녕하세요, 티스토리입니다. 먼저 블로그 인터뷰에 응해주신 dall-lee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dall-lee님은 어떤 블로거인지 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10년 넘게 차가 서지 않는 정거장을 떠돌고, 하늘에서 가까운 길을 따라 구름을 받아적는 '길의 미식가'로 살았으나,
4년 전 운명의 고양이를 만나 하루하루 고양이를 받아적고 있습니다.

블로그에 연재한 고양이 스토리는 2009년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라는 책으로 묶여졌고, 이어 <명랑하라 고양이><나쁜 고양이는 없다>까지 3권 시리즈로 완결되었습니다. 모두 블로그에 올린 <길고양이 보고서> 포스팅이 이 책들의 초안이 됐습니다. 블로그 초기에는 여행 블로거였다가 현재는 고양이 블로거가 된 셈이죠.










멋진 글솜씨를 보여주시는 만큼 블로그 이름과 닉네임이 특이해요. 이 이름들은 어떻게 탄생하였나요?

<구름과연어혹은우기의여인숙>은 본래 제가 쓴 시의 한 구절에서 빌려온 것입니다. 구름은 늘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떠돌다 사라지는 존재라면 연어는 모천을 떠났다가 언젠가는 되돌아오는 존재죠. 우기가 되면 구름은 비가 되고 그 비는 물이 되어 연어와 만나죠. 비루한 여행자의 숙소 '여인숙'은 방랑과 회귀가 교차되는 지점입니다. 오랜 세월 길 위를 방랑한 '나'에게 건네는 임시 숙소라고 할까요. 이렇게 거창하게 설명했더니 한 친구가 말하더군요. 이건 뭐 <구름과연어혹은우기기여인숙>이구만...









“구름과연어혹은우기의여인숙”에서 다양한 모습의 dall-lee님을 만날 수 있는데요, dall-lee님 자신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요?
   
                                                                                           고양이를 받아적는 여행자.








처음에는 문학과 여행이야기로 블로그를 시작하시고 현재는 길고양이 이야기로 유명하세요~ 고양이 이야기로 블로그를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4년 전이었습니다. 달밤이었고, 우연히 집 앞 은갈색 소파에 어미고양이가 다섯 마리 아기고양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날 이후 내 머릿속엔 소파도 아닌 곳에 여섯 마리 고양이가 오종종 앉아 있곤 했습니다. 보름 뒤, 그 녀석들을 집 앞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나는 녀석들이 먹을만한 모든 음식을 녀석들에게 나르기 시작했죠. 그렇게 한발씩 나는 길고양이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녀석들도 한발씩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정도 거리가 좁혀지자 나는 녀석들에게 하나씩 이름표를 달아주었고, 카메라로 녀석들의 일상을 담기 시작했죠. 그렇게 블로그에 <길고양이 보고서>가 시작되었습니다.

1년쯤 지나자 몇몇 출판사에서는 블로그의 내용을 바탕으로 출간을 제의해 왔습니다. 결국 세권의 고양이책까지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2년 전에는 첫번째 고양이책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와 블로그의 <길고양이 보고서>를 보고 한 CF 감독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책을 바탕으로 독립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거였어요. 저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것은 길고양이가 주연이고 조연이며 단역인 최초의 영화가 될 테니까요.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가 얼마 전에 개봉한 <고양이 춤>이라는 영화입니다. 저는 이 영화의 시나리오와 내레이션에도 참여했습니다.







여러 곳에서 수많은 고양이들을 만나셨을 텐데 그 중 가장 생각나는 고양이는 어떤 녀석이었는지 이야기 부탁드려요~

아무래도 첫번째 운명의 고양이였던 희봉이가 생각이 납니다. 녀석은 연기파 고양이답게 내 앞에서 온갖 포즈를 취해주곤 했습니다. 손 들고 벌 서는 장면이라던가, 묵념하는 자세는 물론 산수유나무에 올라가 멋진 포즈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두번째로 기억나는 녀석은 바람이라는 고양이에요. 첫번째 고양이책의 배경이 되었던 도심에서 시골로 이사 와 처음 만난 고양이거든요. 녀석은 늘 무뚝뚝하고 불친절했지만, 속정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엔 새를 잡아다 테라스에 두고 갔어요. 사료를 줘서 고맙다는 선물이죠. 얼마 뒤 또 한 마리의 새를 선물로 바쳤죠. 그 때마다 나는 산에다 죽은 새를 고이 묻어주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죽은 새가 아니라 살아있는 새를 잠시 기절시켜 선물로 가져온 거예요. 아마도 녀석은 내가 두번이나 새를 파묻어주자 '저 인간 죽은 새는 별로 안좋아하나봐!'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바람이는 희귀병인 기생충 감염으로 병원에서 오랜동안 치료를 받았고, 끝내 고양이별로 떠났습니다.

봉달이란 고양이도 기억에 남습니다. 타고난 무릎냥이 봉달이는 고양이가 눈을 싫어한다는 속설을 무시한채 눈이 오면 눈밭을 뛰어놀던 고양이였습니다. 개울물 속을 저벅저벅 걸어다니기도 했고, 내 앞에서 멋지게 하늘로 날아올라 넓은 개울을 단숨에 뛰어넘기도 했죠. 하지만 봉달이 역시 이웃마을의 한 아주머니가 놓은 쥐약을 먹고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말았습니다.

할머니 따라서 마실을 다니던 달타냥도 생각이 납니다. 내가 산책을 갈 때면 대문 앞에서 기다렸다는 듯 나를 불러제끼던 고양이! 지금쯤 이 녀석들 고양이별에서 잘 지내고 있을지 모르겠네요.

                  희봉이


                  바람이


                  봉달이


                  달타냥







시집을 비롯한 고양이 이야기, 여행 이야기가 담긴 책들을 출간하셨는데요, dall-lee님께서 가장 애착이 가는 책은 무엇인지 소개해주세요.

그동안 시집 2권을 포함해 여행서와 고양이책까지 모두 15권 정도의 책을 냈습니다.

시집 중에선 두번째 시집인 <안녕 후두둑 씨>(실천문학사)가 애착이 갑니다.
여행서 중에는 4년 동안 꼬박 섬여행을 하고 나서 책으로 묶은 <물고기 여인숙>이 안쓰럽고, 고양이 시리즈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와 <명랑하라 고양이>, <나쁜 고양이는 없다> 모두 내겐 소중한 책들입니다. 이 가운데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는 중국과 대만은 물론 최근에는 일본에서도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길고양이를 위해 많은 활동을 하시는데요, 유독 사람을 경계하는 고양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면 좋을까요? 그리고 길고양이를 위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고양이에게 너무 성급하게 접근하면 안됩니다. 신뢰감이라 할 수 있는 연대감을 형성할 때까지 먹이를 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함께 놀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첫번째 고양이책에서 "고양이에게 신뢰받지 않고는 신뢰할만한 고양이 사진을 찍을 수 없다."고 말했는데요,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고양이 사진을 찍더라도 신뢰감이 형성된 뒤에 찍어야 자연스러운 고양이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돌보는 캣맘이 되지 않을 거라면 길고양이를 위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곤 그냥 모른척 넘어가 주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워낙에 우리나라에서는 고양이에게 해코지를 하는 분들이 많은지라 고양이에게 아무런 나쁜 짓도 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그들을 인정해 주는 것만으로도 더 바랄 게 없습니다.










블로그를 보면 정말 못 하시는 게 없는 것 같아요, 사진 실력 또한 대단하신데요. dall-lee님께서는 사진에 어떤 것을 담으려 하시나요?

저는 사진에 스토리를 담으려 하고 있습니다. 고양이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고양이의 출생이나 만남에서부터 성장과 수난, 희로애락과 흥망성쇠를 하루하루 기록해 왔습니다. 그래서 제 블로그에서는 아기고양이였던 녀석이 성묘가 되었다가 고양이별로 떠날 때까지 혹은 영역을 떠날 때까지의 '그들만의 역사'가 들어 있습니다. 우연히 셔터를 눌렀더니 그 안에 엄청난 것이 있었다는 기적같은 일은 매번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일상을 있는 그대로 기록합니다. 그러다 운이 좋으면 멋진 장면도 얻을 수 있겠지요.

                                                                                                                                어릴 때의 당돌이.


                                                                                                                                  성묘가 된 당돌이.








'dall-lee는
 이런 블로거다!' 라고 소개할만한 포스트를 3개만 알려주세요.

   > 어떤 솔로고양이의 심술 http://gurum.tistory.com/1343

   > 고양이의 러브 스토리 http://gurum.tistory.com/1089

   > 하늘에서 본 티베트 설산과 빙하 http://gurum.tistory.com/131







처음에 티스토리를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꾸려 가게 된 계기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처음에는 포털 다음의 블로거뉴스에서 티스토리 블로그를 제안해 주었습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티스토리 블로그를 메인 블로그로 삼고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며 생긴 절친한 블로거가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블로거와 별로 교류가 없다 보니, 절친한 블로거는 따로 없습니다.
다만 미디어몽구(http://www.mongu.net/)와는 사석에서 혹은 현장에서 가끔 만나곤 했습니다. 고양이 사진이 멋진 종이우산의 앙냥냥 월드(http://rara1733.tistory.com/) 또한 제가 자주 찾는 블로그입니다.








나에게 블로그는 00이다! 000란을 채워주시고 그 이유도 소개해주세요~ 
 

나에게 블로그는 밑그림이다!

나에게 블로그는 밑그림입니다. 책의 초안이 되어 주기도 하고, 강연의 수첩 노릇을 해주기도 하며, 내가 하는 작업에 있어 전체적인 밑그림이 되어 주기 때문입니다.






많은 질문에 답해주신 dall-lee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인사 부탁 드릴게요~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이곳'에서 갸륵한 것들을 받아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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