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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 블로그/티스토리 이야기

YahoMay님이 전해주는 냥이들의 행복한 하루

안녕하세요. TISTORY 입니다. 

쌀쌀해진 날씨에 마음마저 시려 올 때, 친구나 애인도 좋겠지만, 가만히 나를 알아주는 반려동물과 함께라면 항상 따뜻할 것 같은데요, 여러분은 어떤 동물을 좋아하세요? 이번에 소개해 드릴 분은 열 한 마리 냥이들의 하루하루를 전해주고 계시는 YahoMay님입니다. 도도하지만 애교 많은 매력 만점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어느새 녀석들의 모습에 빠져들고 마는데요, YahoMay님과 냥이들의 기분 좋은 만남! 이제 시작할께요~   





                                   

안녕하세요, 티스토리입니다. 먼저 블로그 인터뷰에 응해주신 YahoMay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먼저 YahoMay님은 어떤 블로거인지 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고양이를 만드는 사람
연필깎는 칼로 지우개를 깎아 고양이를 만들던 초딩(국딩이죠 ^^; )부터 지금까지 깎고 빚고 그리고 꿰메고 수를 놓아 만든 건 거의 모두가 고양이였습니다. 간혹 고양이만큼이나 좋아하는 말을 만들기도 했지만 말은 자세히 관찰할 수 없는 동물이었던 지라 어린아이에게는 어려운 동물이었고요.
나이를 먹은 지금도 여전히 고양이를 빚고 그리고 수 놓고 만듭니다.
취미가 직업이 되어버린 뒤로는 취미도 없는 재미없는 사람으로 살았었는데, 문득 돌아보니 야생성이 강한 들고양이나 성격이나 행동장애 등으로 버려져 살 곳이 없어진 고양이들의 성격과 행동을 교정하고 상성이 맞는 사람을 찾아 입양을 보내는 것이 어느새 특기이자 취미가 되어있네요.
열 한 마리 고양이들의 주인이기도 합니다.


윗 사진에 빠져있는 열 두번째 녀석만 성이 달라요, 형제들 중 혼자만 `지’오동입니다.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운 고양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계신대요, 고양이와 친해지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YahoMay님께서 가장 처음 만났던 고양이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가장 처음 만난 고양이는 아마도 7~8세 즈음의 명절에 시골 외가에서 만난 새끼 고양이였을 겁니다. 기억 속의 첫 고양이에요. 명절에 시골 외가에 갔을 때 외숙모께서 사랑채에 새끼고양이가 있다고 하시기에 사촌형제들과 우르르 몰려갔었는데 이 녀석이 장롱 밑에 들어가서 나오지를 않는거에요, 다들 포기하고 놀러 나간 뒤에도 저 혼자 남아 한복 옷고름으로 살살 꾀여내서 한나절을 놀았었는데요, 고양이의 발톱에 옷고름이 엉망이 되어서 어머니께 엄청 야단을 맞은 기억이 있습니다.
고양이와 친해진 계기랄 건 없고, 워낙 코뚜레도 없이 뛰어다니는 남의 집 송아지를 꼬드겨서 들판을 함께 뛰어다닌다거나 동네 개집에 들어가 집주인 개와 놀기도 하고 워낙 털 달린 동물은 다 좋아했는데, 정말 혼이 쏙 빠지게 탐이 났던 건 어디서 봤는지도 모를 표범이었습니다. 표범을 키울 수는 없으니 작은 표범을 키우게 되었네요.


고양이와 표범 이외에는 말을 좋아하는데 타는 건 승마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보니 재미있는지 잘 모르겠고, 함께 장난치고 노는 쪽을 좋아합니다.

첫 번째 고양이라고 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가장 처음 함께 살기 시작한 건 양양으로 2009년 6월, 12세 반의 나이에 고양이 별로 돌아갔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도 말을 좋아하는 것도 우아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갖춘 동물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지만,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 그저 좋은걸요.

 


다른 동물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고양이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YahoMay님의 고양이 가족 소개도 함께 부탁드려요 ^^

사람과 단순한 상하 관계 이상의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고양이들도 서열에 대한 인식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기에 제가 영역(집)내에서 가장 강한 짐승이고 자신들이 그보다 약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지만, 그렇더라도 힘이 세고 서열이 높기 때문에 명령이나 의사에 복종해야 한다고 생각치는 않아요. 만약 자신이 즐겨 하는 행동임에도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고양이 스스로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면 그건 제가 힘이 센 윗 서열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내가 싫어하는 것, 괴로워하는 것, 내 감정이 상하는 것이 싫어서, 다시 말해 저를 존중하기 때문이에요. 고양이가 원하는 것을 알아보고, 내가 원하는 것을 전하는 방법을 찾아내기만 한다면 동물과 사람 사이에서 이보다 더 매혹적인 관계는 없을 겁니다. 다행히 제 고양이들은 거의 모두가 충분히 저를 존중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로 노력하고 있고요.

제 `고양이 가족 계획’은 고교시절에 시작되었습니다.
부모님께서 집안에서 동물을 키우는 것을 반대하셨기에 언젠가 독립을 하게 되면 이런 녀석 저런 녀석을 키워야지 하는 가벼운 상상으로 시작했던 것이 흰색 고양이, 검은 줄무늬 고양이, 검은 고양이, 노란 고양이 이렇게 네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사는 모습을 상상하며 10년을 지내다 보니 흰 고양이 대신에 흰색 털이 많은 양양, 갈색 바탕에 검은 줄무늬의 메이, 칠흙처럼 검은 나오미, 노랗다 못해 붉은 기가 도는 야로를 만나게 되었네요.


< 양양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내 고양이’로 부르게 된 녀석입니다.
누군가 박카스 상자에 담아 쓰레기 더미 속에 파묻어 버린 것을 캐어온 게 양양이 생후 5주 정도였던 1997년 3~4월 즈음이었고 2009년 6월 12일에 죽었습니다. 제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에 크게 의지가 되어준 녀석이에요.



















                                                                  메이>

제가 본명보다도 더 익숙하게 쓰고 있는 닉네임은 이 녀석의 이름을 빌어 쓰고 있는 겁니다.
1998년 정초에 태어난 녀석을 같은 해 2월 19일에 모란시장의 약고양이 파는 곳에서 사왔어요.
집안의 예절교육관에 군기반장이고 외출고양이로 살던 어린시절에는 동네의 여자대장으로 진돗개 싸대기를 갈기는 기염을 토하던 맹수였습니다만 영혼의 형제인 듯 서로를 의지하던 양양이 죽은 뒤로 상심이 컸던지 매사에 의욕을 잃은 요즘은 거의 종이호랑이에요.

함께 산책을 나갔다가 동네 젊은 고양이들을 만나도 예전처럼 달겨들어 동구밖으로 쫓아내거나 하지는 못하고 기분만 잔뜩 상해서 돌아오곤 합니다.






















< 나오미

나오미도 메이와 같은 모란시장의 약고양이 장(개고기집) 출신입니다. 개고기집에서 산 채로는 팔지 않는다고 하는 것을 한참이나 설득해서 간신히 양파망에 졸라 메어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아주는걸 받아왔죠. 아마도 1998년 6월 즈음에 태어났을 텐데 무섭게 느껴지는 외모와 달리 세상에 이런 고양이가 다 있을까 싶을 정도로 유순하고 부드러운 성품에 타고난 건강체로, 나이가 들어 이빨이 상한 것을 병원 한번 가지 않고 죄다 스스로 뽑아서 뱉어놨어요. 지금은 어금니도 송곳니도 하나 없이 앞니 몇 개만 남아있습니다.


                                                                 야로 >

1998년 10월 1일 즈음에 태어났을 야로는 평생을 신사답고 평화를 원하는 대장 고양이로 살았었는데, 작년과 제작년 겨울을 투병하며 힘겹게 넘긴 이후로 아기고양이가 되어서 어리광이 등천을 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죽을 고비를 넘긴지 벌써 10개월이 지났건만 아직도 체중이 3kg 남짓에 변변한 똥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도 조금도 더 나빠지지 않고 계속 좋아지고 있는지라 적어도 몇 년은 더 함께 살 수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

재구라고 불리는 잭은 십여 년 간 꿈꿔왔던 제 가족계획에는 없던 녀석이었습니다.
길에서 픽업한 업둥이를 눌러 앉혀 가족으로 삼은 첫 녀석이었는데, 제 의지였다기 보다는 그저 주워온 시점에 이미 앞을 보지 못하는 녀석이었던 지라 입양을 보낼 엄두를 내지 못하고 함께 살았던 거였어요. 생후 2개월도 못 되었을 1998년 12월에 이미 눈썹이 각막을 찔러 심한 각막염을 앓고 있었고 시신경은 죽었으며 윗입술은 언청이에 불임수술을 받으러 가 보니 고환이 하트 모양의 기형이었고 앞을 보지 못하는 양쪽 눈은 모두 녹내장을 앓고 있어서, 한 살이 넘기 전에 오른쪽 눈을 적출하고 열 살이 되던 해에 왼쪽 눈을 마저 적출해야 했지만 더없이 낙천적이고 세상에 두려울 게 하나 없는 자신만만한 녀석이었습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몸으로 지형지물을 이용해서 냉장고 위에까지 올라가서는 내려올 땐 냉장고 옆에 붙은 자석을 끌어올려 입으로 물어 떼어서는 살그머니 바닥으로 떨군 뒤에, 떨어지는 소리로 높이를 가늠해서 단숨에 뛰어내리던, 믿기 어려울 정도로 지능이 높은 고양이였어요.


야로가 힘겹게 사선을 넘어 돌아왔던 지난 겨울, 재구는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2009년 12월 2일에 고양이 별로 돌아갔어요.






















                                                                 히로 >

히로는 메이가 낳은 새끼들 중 막내아들로, 입양을 가서 사랑 받으며 잘 살다가 열 살을 석 달 앞두고 파양되어 돌아왔습니다. 1999년 3월 생이니 이제 열 한 살 7개월인데, 신체나이는 너댓 살이나 되었을까 싶고 정신연령은 완전 초딩이에요. 외동이로 사랑을 독차지하고 10년을 살았던 지라 돌아온 지 2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아직도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어요. 조금만 참고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면 좋을것을 끝까지 굽히지 않고 수컷 대장인 소목이의 심기를 건드려 말썽을 일으키는 집안의 트러블메이커입니다.

< 동고비

2005년 1월 23일, 여섯 살의 나이로 나오미가 낳아주었습니다.
워낙 약하게 태어났어서 태어난 지 열 달을 넘기기도 전에 세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그 중 한번은 처음 입원했던 병원에서도 치료를 포기하고 퇴원을 권했었는데 포기가 안되더라구요, 다른 병원으로 옮겨 다시 한번 진찰을 받았지만 두 번째 병원에서도 가망이 없다는 진단이 나왔는데 여전히 포기하지 못하는 저를 뭘 보고 믿었는지 병원의 입원 장비들을 전부 빌려주셨습니다.



쪽잠도 잘 수 없는 20분 40분 이런 간격으로 투약을 하고수액을 놓고 영양제와 강제급여를 반복하며 일주일을 버틴 끝에 살려냈는데, 그 후로도 한번 재발해서 고비를 넘겼는데 병명은 우습게도 감기(상부호흡기질환)였습니다. 마지막은 자궁축농증이었는데, 이건 자각증세가 없다는데도 동고비는 누구라도 알 수 있도록 `배가 아프다’는 시늉을 했고 덕분에 뱃속의 농이 터지기 전에 늦지 않게 치료를 받을 수 있었죠.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한 녀석이라 의식이 오락가락 하는 와중에도 입 안에 넣어주는 것은 뭐든 꼴딱꼴딱 삼키고 게워내지도 않았었는데요, 건강을 회복한 뒤에도 제가 먹는 거라면 뭐든 먹고 싶어하고, 심지어 먹기 싫어하는 음식도 입 앞에 디밀며 몇 번 먹으라고  하면 오만상을 찌푸리면서도 집어삼킵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강한 고양이에요 동고비는.











                                                              싱그람 >

동고비와 한 배의 남매인데요, 3개월 무렵에 아빠고양이 측에서 입양을 보냈었는데, 입양갔던 댁에서 우여곡절이 생긴 것을 알게 되어 10개월 무렵까지 입양비 대신 약속 받았던 세 가지가 모두 지켜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세시간을 설득한 끝에 되찾아왔습니다. `착한 고양이’의 끝판왕입니다. 싱그람보다 더 선량하고 착한 고양이는 다시 찾아보기 어려울 거에요. 가끔 심술을 부리는 일도 없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벌레 한 마리 죽일 수 없는 녀석입니다.


< 소목

소목인 들고양이로 10개월 가까이를 살았던 녀석입니다, 집고양이로 길들여 함께 살게 되었는데, 영역을 지키려는 본능이 강하고 기세가 남다른 녀석임에도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형님 누님들을 극진히 대하는 이상한 인연의 고양이에요. 오죽하면 이놈 벨도 없는 헛고양이로 살았구나 하고 오해를 했을 정도였습니다. 헌데 알고보니 우리집 식구가 아닌 다른 고양이들에게는 말도 못하게 사납고 드센 야수였어요.


야로 형님을 유난히 따르던 청소년기의 소목이.

2008년 12월에 되돌아온 히로와 아직까지도 트러블이 끊이지 않습니다. 아직도 집 안에 사는 들고양이인양 사람 손을 피하는 시늉을 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사랑한다는 걸 숨기려 하지 않는 이상한 고양이에요. 애교가 천구백 단입니다.








                                                                 브즈 >

들고양이였음에도 생일을 알고 있습니다.
2009년 4월 4일에 저 멀리 부산에서 태어났는데, 형제들과 함께 인연의 줄을 타고 서울까지 상경해 제 집에 눌러앉은 운발 끝내주는 녀석으로 사람이라면 강도가 들어도 우쮸쮸쮸 한번에 꼬리치며 안길 녀석이라며 `똥개 브즈’로 불립니다.
만성 신부전을 앓고 있던 양양이 브즈와 형제들이 달고 들어온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은 뒤로 한동안은 내 고양이임에도 사랑할 수 없었는데, 재구가 죽던 지난 겨울 함께 앓던 브즈도 죽을 고비를 넘긴 뒤로 내 잘못을 브즈에게 얹어놓았음을 인정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저 철딱서니 없고 고양이답지 않은 헛괭이 애교둥이에요.


< 야호

여신님입니다.
2009년 7월 2일에 태어났고 작업실 이웃의 동물병원 지하에서 화재가 있던 날 작업실로 피난을 왔던 엄마고양이와 7남매 중 가장 허약했던 지라 `건강해지면’은 고사하고 `살아남아야’ 입양을 보내지 했던 것이 제 고양이로 키우게 되었고, 지금은 양양의 빈 자리를 채워줄 정도로 제게 거대한 존재로 자라주었습니다.



                                                                   오동 >

2009년 10월 중순에 태어났으니 이제 만 한살이 되었는데요, 외출교육을 전혀 시키지 않았음에도 양양,메이,나오미와 마찬가지로 줄 없이 함께 하는 산책이 가능합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골목길을 함께 걷던 아줌마들과는 다르게 천방지축으로 사방을 마음껏 돌아다니다가 노는 게 시들해지면 그제서야 제게 돌아옵니다. 밖에서도 누가 이쁘다고 하는 것 같으면 까치발을 하고 꼬리를 팔랑개비처럼 흔들며 좋아하는 웃긴 녀석인데, 고양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이쁜언니’들과 남자를 차별하는 웃긴 녀석입니다.

양양이 저를 지키려 저를 공격했던 고양이와 싸우다 턱뼈가 부스러지고 송곳니가 날아간 사건이라거나 수 차례나 잃어버렸던 야로를 찾으려 담장을 오르고 남의 집 지붕을 넘나들었거나 하는 굵직한 사건들도 죄다 빼고 최대한 간단하게 줄였는데도 분량이 만만치가 않네요. ^^;

 


블로그를 살펴보면 직접 제작하신 아기자기한 제품들이 눈에 띄는데요, 뭐든지 뚝딱 하고 만들어내실 것 같은 손재주가 너무 부러워요~ 블로그에는 완성된 모습만 볼 수 있어 작업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 

뭐든 배운 적이 없는 것도 구조 등을 머리로 이해하고 계산하면 손이 그대로 움직여주는 편입니다.
예술작업 이외에도 도배 페인트 간단한 목공과 배관 전기, 어지간한 것들은 다 할 수 있습니다.
워낙 이것저것 만드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판매를 목적으로 공을 들이기 시작 했던 건 갖고 싶은 게 너무 많았었기 때문이랄까요, 해외 구매대행이 쉽지 않던 시절에 고양이의 형상을 한 수 없이 많은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는 걸 아는데, 그것들을 살 방법이 없으니 살 수 없다면 죄다 만들어 버릴테다!! 하고 시작을 했었습니다.


작업과정의 특이점은, 요즘 주로 하는 것이 초벌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생활자기를 만드는 것인데요, 가장 곤란할 때가 주문자가 중간 과정을 보여주십사 하고 부탁을 해 오는 경우입니다. 식기로 쓸 수 있는 안전한 도자 전용 안료로 붓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데, 스케치는 제 머릿속에 있을 뿐 정작 초벌 기물에는 둥근 원 두어 개로 머리와 몸통의 위치를 대충 표시하는 정도가 전부이니 어떻게 중간 과정을 보여드릴 수 있겠어요. 당연히 블로그에도 중간 과정을 보여드리기가 어렵습니다.




반려동물과 지내다 보면 애교스러운 모습에 웃기도 하고 말을 듣지 않아 속상하기도 할 텐데요, 고양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과 화가 났던 순간이 있었다면 언제였나요?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역설적으로 가장 슬펐던 순간과 같습니다. 제 첫 고양이인 양양이 죽었을 때였어요. 시작을 함께 할 수는 없었지만 헤어지는 마지막을, 끝을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건 사실 엄청난 행운이거든요. 주변을 둘러봐도 서너살 어린 나이에 병을 얻어 죽거나, 부주의로 잃어버려 생사도 모르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러니 내가 양양의 마지막까지 온전히 함께 했구나, 이 상실감과 슬픔도 우리가 함께 만든 것이구나, 이게 얼마나 큰 기쁨인가요.

가장 화가 났던 순간은 탁묘를 왔던 녀석이 사고를 쳐서 재구의 모습으로 만든 오브제를 깨먹었을 때였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고양이의 행동에 발을 구르며 화를 냈었는데, 이거 태디의 오빠가 보시면 또 엄청 민망해 하시겠네요, 이미 과거형이라 신경 안 쓰셔도 되는데.




고양이가 경계심이 강한 동물로 알려져 있는데, YahoMay님도 겪어 보셨나요? 고양이와 친해질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엄청 긴 이야기라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모르겠네요.
지금 당장 떠오르는대로 이야기 하자면 사람이 고양이보다 머리가 좋고 우월하다는 걸 잊지 않아야 한다는 거 정도? 저능한 고양이가 하는 행동이니 무조건 우월한 사람이 참아주고 이해해야 한다는 게 아니에요, 고양이를 꼬실 생각을 하기보다 고양이 쪽에서 사람에게 호기심을 갖고 먼저 다가오게 함정을 파고 느긋하게 기다리는 쪽이 훨씬 효과적이고 재미있습니다.


실질적인 행동이라면 실눈을 뜨고 바라보고, 손은 고양이의 눈보다 낮게 움직이고,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행동하지 않고, 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지 말아야 하며 목소리를 작게, 행동도 작게 하며 가능한 고양이의 시선 밖으로 벗어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여기에 몇 가지 팁을 더하면 그저 낯선 고양이 정도가 아니라 들고양이도 길들일 수 있어요.





최근 은비사건 등의 동물 학대라는 충격적인 사건들이 발생하였는데요, 앞으로 이러한 일들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까요?

이거 참 답변하기 어려운 문제로군요.
개인적으로는 거창한 것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남을 가르치고 계도하기 이전에 타인의 눈에 비칠 나 자신의 모습을 다시 생각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는 동물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이놈들로 인해 사람이 얼마나 행복해 질 수 있는지, 동물을 키우며 긍정적으로 변한 모습 등이 자연스럽게 이웃에게 전해질 수 있게 생활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더불어 동물을 위하느라 이웃에게 폐가 되는 것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는지 자주 되돌아봅니다.




최근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선택하시는 분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고양이를 처음 기르시는 분들을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이나 참고해야 할 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질문이 점점 더 어려워지니 쉽게쉽게 가야겠네요, 진지해지면 날이 새도록 이야기가 끝이 나지 않을 듯 싶어요.

고양이는 털이 엄청나게 빠져 날립니다, 검은 고양이를 키워도 검은 옷을 입을 수는 없어요.

                                                                                                     제 털 벗어 가발 만든 야로.


고양이도 주인(가족)을 알아보기는 합니다만 알아본다고 해서 부르면 조로록 달려오고 하지는 않습니다. 고양이쪽에서 애정을 퍼붓고 있는데도 전혀 알아보지 못하고 `고양이는 원래 이렇게 애교가 없고 주인을 무시하느냐’고 말 하는 사람들을 적지 않게 보았습니다. 고양이 딴에는 넘치도록 애정 표현을 하고 있는 걸 알아보지 못하실 수도 있어요.
고양이 이외의 동물을 키우고 있다면, 어느순간 고양이의 사냥감이 되어버릴 수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아무리 유순한 고양이도 타고난 사냥꾼입니다.

                                                                                                                    비둘기 사냥단


고양이는 3차원으로 움직입니다. 옷장 위, 싱크대, 어디고 못 가는 곳이 없고 못 올라가도록 가르치는 것도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아차 방심하는 사이에 창문 밖으로 달려 나갈 수도, 높이 가늠을 하지 못하고 스스로 아파트 고층에서 뛰어내리기도 합니다. 사실 고양이 시력이 좋지 못하거든요, 동체시력이 좋아 움직이는 것은 잘 보지만 움직이지 않는건 구분하지 못하는 편이라 심야에 갑자기 헤드라이트 불빛이 들이치면 위험에서 몸을 숨기기 위해 그자리에 멈춰서서 꼼짝도 않을 정도에요.

                                                                                                                                     세면대를 침대로


그리고 요즘은 고양이도 개와 비슷하게 서열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헌데 그건 좀 아니지 싶어요. 앞서 언급했듯 고양이에게도 서열이라는 게 존재합니다만 상대의 서열이 높다고 해서 복종하지 않아요, 포기하면 편합니다, 복종시킬 생각을 버리고 게임을 하듯 고양이가 사람이 원하는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덫(?)을 놓고 살아보자 하시는 게 어떨까 싶어요.


그리고 조금 민감한 사항입니다. 고양이라는 동물은 불임수술(중성화수술)을 하지 않고 여러 마리가 한 집에서 가족으로 함께 사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근본이 무리지어 살지 않는 영역동물인지라 불임수술을 반대하고 계시다면 두 마리 이상의 고양이를 키우지 마십사 부탁드립니다.

                                                                                                         엄마고양이와 아들 딸

특히 수컷이라면 어느 한쪽만 수술을 받았다고 해도 함께 살기란 녹록치 않습니다. 그런 행운을 가진 분들이라면 자신의 행운을 크게 기뻐하시고, 다른 사람들에게 수술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잘 산다고 쉽게 조언을 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고양이도 치매 걸려요, 암도 걸리고 신부전도 흔한 편이며 비만이 심각한 상태는 사람의 당뇨와 같은 상황으로 보는 수의사도 있을 정도입니다, 당연히 갖가지 성인병을 앓기도 하고 나이를 먹으며 백내장이니 뭐니 노인성 질환을 앓기도 쉽죠. 의외로 고양이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질병에 걸릴 수 있다는 걸 생각치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YahoMay는 이런 블로거다!’ 라고 소개할만한 포스트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고양이 가족들에 관해서 – 끝을 알 수 없는 이야기 (http://yahomay.tistory.com/277)
우스개로 쓴 이야기지만 고양이를 키울 수 없는 상황에서 네 마리의 이상형을 정해두고 만날 날을 기다렸고 1세대의 네 마리가 꽉 찬 뒤로도 길에서 만나 코가 꿰인 재구나 십 년 만에 돌아온 히로처럼 조금씩의 변수는 있지만 평균 몇 살 즈음에 다음 세대를 몇 마리 들일 것인가 하는 식의 평균 10년 단위의 가족계획에 대한 이야기였지요.

작업에 관해서 – 그 애들의 흔적 (http://yahomay.tistory.com/5)
가족으로 삼을 고양이들을 꿈꾸며 이상형을 세운 것과 달리, 작업을 할 때에는 내 고양이들 뿐 아니라 내 집을 거쳐간 수백 마리의 업둥이들, 그밖에 연이 닿았던 모든 고양이들의 기억을 옮겨 담고 있습니다.

고양이에 관한 카운셀링 – 쥐끈끈이에 붙은 고양이 (http://yahomay.tistory.com/60)
고양이와 함께 살기 시작한지 13년이 조금 넘는 동안 많게는 하루에도 몇 건씩, 적게는 일주일에 두어 건 정도 고양이와 함께 살며 생기는 크고 작은 문제들에 대해 질문을 받곤 합니다. 메일이나 쪽지, 댓글 등을 이용한 질문도 있지만 가끔은 난데없이 문자나 전화를 받게 되는 일도 있는데요, 매번은 아니지만 심리적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어설프나마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변을 게시물로 작성해 올리곤 했습니다. 조만간 정리를 해서 글을 써 볼 생각인데요, 지루한 경험의 나열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습니다만 날이 갈수록 점점 글이 딱딱하고 재미없어지고 있어요.

이건 아직 풀어놓지 못한 이야기인데요, 작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때가 있습니다.
녀석들의 유골함을 만들다보니 오래도록 알고지냈거나, 웹상에서 수 년 혹은 십 수년을 알고지내다가 소식이 끊긴 고양이 친구들이 고양이 별로 돌아갔을 때 그 소식을 가장 먼저 듣게되는 경우지요.
가끔 오래도록 왕래가 없던 지인에게서 갑자기 연락이 오면 내용을 듣기도 전에 순간 겁이 날 때도 있습니다.

                                                                                                                             동물 친구들의 새 집



                  
처음에 티스토리를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꾸려 가게 된 계기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처음에는 그저 고양이들의 사진을 저장하고 링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찾다가 티스토리 초대장을 한 장 얻었었죠, 헌데 이건 컴맹이 사용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겁니다. 그래서 만들어놓기만 하고 그대로 방치하기를 2년, 그동안은 좀 더 쉬운 마이미디어(현 드림위즈)에 둥지를 틀고 6년을 사용했습니다. 저는 궁둥이가 무겁거든요.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옮기는 일이 없는 편인데, 어느순간 에러가 너무 많이 생기지 뭡니까. 어지간한 에러는 전부 참아 넘겼는데 2009년 5월 경에는 아예 로그인 조차 안 되지 뭐예요. 그제서야 네이버와 티스토리와 이글루를 저울질한 끝에 눈 딱 감고 티스토리에 눌러 앉았습니다. 그런데 익숙해지니까 어려울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어려웠다기보다 낯선 것이 싫었던 거였나 봅니다.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며 생긴 절친한 블로거가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인터뷰 질문지를 받기도 전에 이게 가장 큰 고민이었네요.
그도 그럴게 단 한 사람도 없거든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블로거는 몇 분 계시지만 절친은 고사하고 댓글 한번 제대로 남겨 본적이 없어서 “제가 호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고 말을 꺼내기도 민망합니다.




나에게 블로그는 00이다!  000란을 채워주시고 그 이유도 소개해주세요~

나에게 블로그는 "일기장”이자 "자랑판이다!  

일기장이라고는 해도 속내를 털어놓는 일은 그다지 없어요.
절대다수의 포스팅이 오늘은 뭘 했네 하는 기록과 고양이 녀석들이며 내 손으로 만든 것들의 자랑으로 가득합니다.
어쩔 수 없죠, 내집 괭놈들은 너무 이뻐서 하루라도 자랑을 하지 않으면 손가락 끝에 가시가 돋을 것 같으니까요. 흔한 말로 제 집 괭놈들 자랑에 간이고 쓸개고 죄다 뽑아놓는 사람들을 두고 팔불산 주민이라고들 하지만 저는 아니에요, 벌써 십 수년 전 피시통신 시절부터 자타공인 팔불산의 주인, 팔불산 신선의 반열에 오른 전적이 있습니다.

 
                                                                                                                               


많은 질문에 답해주신 YahoMay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인사 부탁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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