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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 블로그/티스토리 이야기

환유님께 배우는 즐겁게 노는 방법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입동이 지나고 첫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절기인 소설이 다가오네요. 올해는 언제쯤 첫눈이 내릴까요? 겨울에는 눈 맞으면서 길을 걷는 것도 낭만적이지만 따뜻한 이불 속에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게 최고인 것 같아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 이번 인터뷰에서는 영화와 책 리뷰를 해주시는 환유님을 소개합니다. <환유, 즐겁게 놀다>라는 블로그 제목만 보아도 즐거워지는데요, 즐겁게 놀고 싶을 땐! 환유님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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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티스토리입니다. 먼저 블로그 인터뷰에 응해주신 환유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환유님은 어떤 블로거인지 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저에게도 티스토리 베스트 블로거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일단 감사 드려요. 메일함을 열어보는 순간, 눈을 의심했거든요. 그리고 나선 한참 생각했죠. 내가 과연 베스트 블로거가 맞나, 인터뷰를 할 자격이 있는 블로거인가, 하는 고민이요. 저는 자기소개 하기가 여전히 낯간지러운, 워너비 베스트 블로거라고 설명하고 싶네요. 자칫 평범한 하루로 흘려 보낼 수 있는 일상을 담기도 하고, 함께 나누고픈 영화와 책을 리뷰하고 있습니다.







[환유, 즐겁게 놀다]라는 블로그 제목은 어떻게 지어졌는지 궁금합니다.


예전부터 '환유'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배우 박신양씨와 故 최진실씨가 출연하셨던 영화 "편지" 속의 박신양 씨의 이름이지요. '환유'와 '정인'의 행복한 모습에 빠져 있다가 환유가 죽게 되면서 속상한 마음에 얼마나 울었는지. 이름이 참 예쁘다 하고 생각했었는데, 우연히 국어사전을 보다가 '환유' 라는 단어에 문법적 뜻 말고도 "즐겁게 놀다"라는 뜻도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인과 함께 즐겁게 놀았던 기억들이 이별을 앞두고 있는 환유에게는 어떻게 기억이 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니 어느 순간부터 그 이름이 뇌리에서 지워지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함께 한 닉네임이었는데, 블로그 제목을 정하면서 뭐가 좋을지 고민한 끝에 닉네임을 풀어 보기로 했던 거에요. 오늘은 또 어떻게 놀까 궁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저에게는 딱 어울리는 말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또는 영화 리뷰를 블로그에 남기시는데요, 블로그를 운영하시기 전엔 그 감상들을 어떻게 담으셨나요? 그리고 블로그에 리뷰를 하시면서 그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요?  


책 속에서 좋은 문장을 발견하면 보통 그 페이지를 접어놓거나 밑줄을 그어놓으시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저는 사실 책에 낙서하는 걸 싫어해서 좋은 문장들을 발견하거나, 그 문장들에 대해서 제 생각을 적고 싶을 때 수첩에 늘 메모를 해두었어요. 일기를 쓰듯 미니홈피에 적어두었던 감상들을 보고 지인들이 요즘은 어떤 책이나 영화가 재미있는지 묻곤 했어요. 그러다 문득 내 네트워크에 한정되어 있는 미니홈피라는 공간을 넘어서 블로그라는 열린 장(場)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은 영화나 책을 보고 나서도 사람들마다 저마다 다양한 평을 내리는 것들이 재미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블로그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무작정 시작한 뒤로는 사실 갈피를 제대로 잡진 못했죠. 그에 반해 지금은 조금 저만의 틀이 생겼다고 해야 하나요. 

 

그래도 여전히 짤막한 감상평에 저만의 이야기와 생각을 덧붙인다는 작업이 사실 쉬운 일은 아니에요.요즘은 가끔 영화를 보면서도 집에 가서 쓸 리뷰의 방향을 생각하느라 고민하는 게 느껴져서 놀라기도 해요.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을 적어두기 위해서 어두운 상영관에서 영화 보다가 수첩에 휘갈겨 쓰기도 하죠. 그 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이런 게 아닐까요?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거, 파고들면 저에게는 모든 것이 포스팅의 소재가 된다는 거. 







바쁜 일상 때문에 문화생활을 즐길 여유가 없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환유님께서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시간을 어떻게 할애하시나요?

사실 저도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문화생활을 즐길 여유가 많지 않아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땐 조조영화도 많이 보죠. 요즘은 각종 시사회에 응모를 해서 기회가 되면 미리 접하기도 하고요. 영화도 주말에 몰아서 두 세 편씩 보기도 해요. 책도 마찬가지에요. 좋아하는 작가들의 신작이 나오면 꼭 챙겨서 읽으려고 해요. 시간이 나면 읽어야지, 하는 생각으론 절대 안 읽게 되더라고요. 장편에 몰입하기 힘들면 단편을 잡고 읽기도 해요.







영화와 친해지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환유님께서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는 무엇인지 소개해주세요.

어릴 때 사촌을 따라서 영화관에 자주 갔던 기억이 컸어요. 그땐 단관 극장이었고 지금처럼 좌석제가 아니어서 앞 상영이 끝날 때쯤 문 앞에서 기다렸다가 문이 열리는 동시에 뛰어들어가서 자리를 맡곤 했던 기억이 생생해요. 아버지가 퇴근 후에 비디오가게에 들러 꼭 비디오를 한 두 편씩 빌려오시곤 했던 기억도요. 검은 비닐봉투 속에 오늘은 무슨 비디오가 들어있나 궁금해서 들여다보던 때, 아마 그 때부터가 아니었을까요. 영화와 친해지게 된 것이.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를 꼽으라는 이런 질문들이 사실 너무 어려워요. 저에게는 다 주옥 같은 작품들인데. 그래서 '2011년 올해 본 영화들 중에서'라고 범위를 조금 줄여본다면 가장 처음으로 꼽고 싶은 영화가 <그을린 사랑>입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도 한참을 자리를 뜰 수 없었을 만큼 굉장히 먹먹한 영화였어요.

★ [그을린 사랑] 분노의 흐름을 끊어내기 위한 약속, 사랑과 용서
http://hwanyou.net/719








영화를 즐겨 보다 보면 “내가 영화감독이라면 이런 영화를 만들었을 텐데..”라는 생각도 한 번쯤은 하게 될 것 같아요~ ^^ 환유님께서 영화감독이 된다면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으세요? 

아마도 저는 영상에 꽤 집착하는 감독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런 면에서 본다면 왕가위 감독의 영화들은 부러움과 존경과 질투의 대상입니다. <해피투게더>, <화양연화>, <중경삼림>, <마이블루베리나이츠> 등등이요.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어요. 이현승 감독의 <시월애>나 <푸른소금>에서 보여준 영상미도 욕심나고요.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영화들이 보여주는 청춘이나 죽음과 같은 메시지를 저 역시 지향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요!







입동이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겨울에 접어들었는데요, 요즘 같은 쌀쌀한 날씨에 어울릴만한 도서 및 영화 몇 개만 추천해주세요.


얼마 전 아이팟에서 랜덤플레이로 나온 노래가 영화 '원스'의 OST였어요. 생각해보니, '원스'를 처음 만난 것도 2007년 이 맘 때가 아니었나 싶네요. 꽤 쌀쌀했던 날씨였음에도 극장을 나서는 발걸음이 굉장히 따뜻하고 행복했던 기억이 나요. 사랑스러운 영화였고, 사랑스러운 음악이었어요.

늘 겨울마다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 '러브레터'도 있어요. 영화를 보고 나서 한동안은 도서관에서 책들 뒤에 붙어있는 도서카드도 유심히 보고 다니기도 했죠. 이제 도서카드는 구식이 되었지만. 추억은 구식일 때 더 빛나는 법이잖아요. 하얀 설원을 배경으로 했던 유명한 장면도 자연스레 떠오르고요.

최근 개봉한 영화들 중에선 '레스트리스'를 추천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영화이기도 하고요. 담담하면서도 예쁜 영화였어요. 죽음이라는 이별을 앞두고 있는 이들을 사랑이야기를 담백하게 그려낼 줄 아는 힘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레스트리스] 진심을 전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아 http://hwanyou.net/748
 

여러 책을 생각했었지만 ABE Yaro의 "심야식당" 시리즈를 추천합니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상큼한 귤을 까먹으며 읽기에 좋은 책이지요. "심야식당" 속 마스터가 운영하는 식당에 가보는 상상을 종종 해요. 저는 아마도 마스터에게 '고양이 맘마'와 '동지의 호박죽'을 부탁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면 겨울의 감기도 뚝 떨어질 것 같아요. "심야식당"은 짧은 만화들이지만 사람을 위로하는 힘이 은근하고 매력 있는 책이지요.







흑심이의 인기도 만만치 않아요 ㅎㅎ 흑심이 소개와 함께, 반려동물과 함께하면서 생긴 생활의 변화 혹은 장점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야기 부탁해요~

흑심이는 저보다 더 제 블로그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다섯 살 된, 닥스훈트 블랙탄입니다. 제가 아무리 열심히 리뷰 포스팅을 올려도 여전히 많은 댓글 지분을 차지하는 건 흑심이 입니다.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이름과 제가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카메라를 들이댄 덕에 이제는 카메라 앞에서 표정관리도 할 줄 알아서 인기가 많은가 봅니다.


개든, 고양이든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은 아마 다들 공감하실 것 같은데요. 저도 흑심이와 함께 하면서 모든 동물들이 다 사랑스럽게 느껴져요. 동물농장 애청자가 될 수 밖에 없어요. 지금은 모든 생활의 영순위가 흑심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거에요. 늦게 까지 술자리를 즐기던 것도 흑심이 걱정에 일찍 귀가하게 되고요, 다리가 짧고 허리가 긴 닥스훈트의 모습에 익숙해져서 다른 강아지들이 저에겐 너무 어색해 보이는 것도 재미있는 변화 중에 하나이지요. 







'환유 이런 블로거다!' 라고 소개할만한 포스트를 3개만 알려주세요.


- [환유씨의 어떤날] 당신의 10월은 어땠나요? http://hwanyou.net/745
열심히 아이폰으로 남겨놓은 사진들을 보니, 한 달 동안의 저의 삶이 요약 되더라구요.
특별하지 않은 것 같았던 날들도 지나고 나니 특별하게 기억되네요.


- [오직 그대만] 절제의 미덕이 빛나는 멜로영화가 남긴 진한 여운 http://hwanyou.net/739
워낙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영화리뷰를 올려주시는 많은 블로거들 사이에서 제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영화를 보고 느낀 감정들을 솔직하고 편하게 나눌 수 있는 포스팅을 지향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흑심이네 가족관계도 대공개 http://hwanyou.net/489
흑심이의 다양한 표정들을 포착했던 사진들로 가족관계도를 그려봤는데요,
어떤가요. 사랑스러우신가요?


- 어느 날의 봄에 대한 기록 http://hwanyou.net/639
그리고 욕심을 내어 포스팅 하나를 더 소개해봅니다.
원래 저는 사진 블로거로서 원대한 꿈을 꾸고 있던 사람입니다. ^^ 지금도 열심히 찍으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가끔 이렇게 가뭄에 콩 나듯, 테마를 잡아서 포스팅하기도 합니다. 사진은 빼놓을 수 없는 저의 취미이고요.








처음에 티스토리를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꾸려 가게 된 계기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2007년 12월 11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처음에는 뭔가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는데 막상 나는 어떤 블로거가 되어야지 하는 생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초기에 쓴 글들을 다시 보게 되면 솔직히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 그러죠. 삭제를 해버릴까 하는 고민도 했었지만, 이게 블로거로서 저의 정체성을 굳혀온 역사이기도 하단 생각이 들어 관두었습니다. 주변에 블로그가 뭔지,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메타 블로그는 또 뭔지, 그런 것들에 대해서 조언을 구할 사람이 전혀 없었어요. 대신에 많은 분들의 블로그를 돌아다니면서 서서히 배워갔죠. 몰랐던 분야에 빠져서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되어준 것이 블로그이고, 그 처음이 티스토리여서 인지 제게는 티스토리가 참 애착이 가요.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며 생긴 절친한 블로거가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이 질문은 정말 고민스러운데요. 변방 블로거에서부터 조금 더 크기까지 저의 성장을 함께 지켜봐 주신 이웃 블로거들이 당연히 계시죠. 이후에 저와 새롭게 인연을 맺은 블로거들도 계시고요. 혹시라도 빠뜨리게 될까, 제 작은 실수로 인해 실망하시게 될까 따로 거론하지는 못하겠습니다만, 제가 꾸준히 찾고 안부 전하고 있는 분들은 아실 거라 믿어요. ^^







나에게 블로그는 00이다! 000란을 채워주시고 그 이유도 소개해주세요~  

나에게 블로그는 놀이이다!

저에게 블로그란 "놀이터"입니다. 예전에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와 같이 제 대답은 한결같은데요. 제 닉네임이 기쁠 (歡),(遊) 잖아요. 오늘도 어떻게 하면 더 신나고 재미있는 하루를 만들 수 있을까 늘 생각하고요, 저에게도 그렇고 다른 분들에게도 편하게 왔다가 놀다 갈 수 있는 그런 블로그를 만들고 싶어요. 제 놀이터는 365일 24시간 열려 있습니다.^^







많은 질문에 답해주신 환유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인사 부탁 드릴게요~  


어떤 말로 풀어가야 하나 고민이 많았었는데, 마지막 질문까지 왔네요. 인터뷰를 하면서 저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영화든, 책이든, 음반이나 다른 공연이든, 저에게 리뷰기회가 주어지는 경우에는 저도 모르게 일종의 책임감 같은 것도 느껴져요. 다른 분에게 돌아갈 기회를 얻은 대가이기도 하니 하나를 하더라도 열심히, 꼼꼼하게 해보자는 생각으로 했던 리뷰들이 좋은 반응을 얻을 때마다 사실 저도 보람을 느낍니다.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된 것도 블로그를 통해서이고, 세상을 보는 저만의 눈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저에겐 블로그는 참 소중합니다. 누가 시켜서 하라고 하면 아마도 절대 못할 거에요. 저에게도 의미 있는 블로그를 통해서 이렇게 인터뷰까지 하게 되었으니 저 역시도 기분이 좋네요. 아참, 저는 "환유씨" 라고 불러주는 걸 좋아합니다. 환유씨랑 앞으로도 신나게 놀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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