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블로그/티스토리 이야기

사람과 사진, 이야기가 있는 풍경을 그리는 길 위의 여행자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4. 16. 11:57

안녕하세요. TISTORY 입니다. 

일상을 떠나 여행을 한다는 건 참 신나고 즐거운 일인데요, 하지만 이것 저것 챙길 것도 많고 알아 볼것도 많아 때로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죠. 그렇다면 다음 여행은 발길 닿는 대로 떠나보는건 어떨까요? 이번에 소개 해 드릴 분은 바람처럼 소리없이, 구름처럼 흔적없이 길에 몸을 맡긴 채 유유히 떠나는 나그네 김천령님입니다. 기다림과 여유가 있는 <김천령의 바람흔적>에서 여행의 진정한 참맛을 느껴보세요.



 
 

1. 안녕하세요, 티스토리입니다. 먼저 블로그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천령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먼저 김천령님은 어떤 블로거인지 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먼저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람처럼 소리 없이 구름처럼 흔적 없이 달 따라 길을 떠나고 길에 그저 몸을 맡기는 나그네입니다. 사람과 사진, 이야기가 있는 소소한 풍경을 그리는 길 위의 여행자입니다.


 
2. 언제부터 여행을 하기 시작하셨으며 여행을 소재로 블로그를 꾸리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언제부터일까요? 창원의 어느 공장에서 일하다 군 입대를 앞두고 지금은 아내가 된 풋풋한 아가씨를 꼬드겨 떠났던 3박 4일의 전라도 기차여행이 기억에 남네요. 벌써 15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때가 가장 기억에 남으니 여행의 시작이라 봐야겠지요.제대를 하고 우여곡절 끝에 십년 만에 대학을 졸업한 후 본격적으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그 당시에는 주로 문화유산 위주의 답사였습니다. 블로그는 제일 먼저 엠파스와 싸이를 거쳐 Daum과 네이버를 병행하다 지금은 티스토리와 Daum, 오마이뉴스에서 여행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워낙 쏘다니다 보니 주위에서 자료가 없어지면 아깝다며 블로그를 추천해서 자료 저장용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경남 함안 원북역>


3. 전국 방방곡곡 안 다녀본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다녀와 보신 곳 중 우리나라 최고의 여행지는 어디라고 생각하세요?

허허. 과언입니다. 어디가 좋을까요? 어디를 추천하면 좋겠습니까?
제일 어려운 문제입니다. 여행은 주관적이니까요. 최고의 여행지는 여행자마다 다르겠지요. 굳이 선택하라면 풍랑으로 3박 4일 동안 갇혀 있었던 추자도입니다. 처음에는 당혹스러웠지만 포기를 하니 오히려 섬 구석구석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섬이 내게 다가오는 느낌을 처음으로 받았습니다.

                                                                                                          <제주 추자도>

                                                                                                     <추자도 직구낙조>


4. 김천령님께서 생각하시는 여행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초보 여행자들을 위해 유용한 여행팁 좀 알려주세요 ^^


            "참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 -프로스트 

떠남.
거기에서 여행은 시작됩니다.
포기.
여행지에서 너무 많은 것을 얻으려고 하지 마세요. 모든 것을 비울 때 그때부터 진정한 여행이 시작되겠지요.
기다림.
시간에 쫓기면 여행 그 고유의 맛을 잃게 됩니다. 오늘이 아니면 내일, 올해가 아니면 내년을 기약하면 되겠지요.
여유.
일상에서 가질 수 없는 여유가 여행에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많은 이들은 여행지에서 더 바쁩니다. 한 곳이라도 더 보려 안간힘을 씁니다. 그것은 여행이 아니라 관광이고 취재이겠지요.
스스로 만드세요.
책에 있는 여행지도 좋겠지만 그냥 터벅터벅 걷다가 마주치는 소소한 풍경과 사람들과의 만남이 여행의 참맛이겠지요. 알려진 곳은 언제나 갈 수 있지만 길 위에서 만나는 우연은 자기만의 저장소에 오래도록 담겨 있겠지요.


5. 낯선 곳을 여행 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일도 많이 발생할 것 같아요, 김천령님 기억에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야기 부탁 드려요~

                                                                                             <경남 거제 지심도 마끝>

지심도 마끝에서 조금 더 사진을 잘 찍으려 절벽을 내려가다 하마터면 용왕님께 면회 갈 뻔했던 기억이 납니다. 가난한 여행자다보니 망원렌즈가 없어 대상에게 더 가까이 다가설 수밖에 없었지요.
풍랑주의보에도 불구하고 어선을 빌려 제주도의 추포도와 횡간도를 들어갔다 배가 뒤집힐 뻔했던 아찔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거제도 망산(통제구역)이라는 곳에서는 멧돼지와 한판 붙을 뻔했는데 다행히 암퇘지인지 부끄러워하며 도망을 가더군요.
암자는 대개 혼자 가는데 깊은 산중을 걸어야 하니 독사나 살모사에 물릴 뻔도 하였지요. 사실 뱀을 제일 무서워하고 싫어한답니다.


6. 블로그를 보다 보면 우리나라에 이런 곳도 있구나 할 정도로 멋지지만 알려지지 않은 곳이 참 많아요~ 드라마 촬영지라던지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멋진 곳을 어떻게 알고 가세요? 발길 닿는 대로 가시는 경우도 많으신가요?

사실 본격 여행을 다닌 지가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드라마 촬영지를 포함하여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여행지는 대개 예전에 가본 곳입니다. 사진 자료 때문에 다시 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동행자 없이 혼자 갈 경우 예를 들어 <충북 일대> 등 지역만 정하고 무작정 떠납니다. 어떤 특정한 지역에 가서 발길 닿는 대로 다닙니다. 어느 여행지를 가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주변을 샅샅이 훑는 <저인망식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우연히 새로운 풍경과 삶들이 눈앞에 나타나더군요.

                                                                                                 <경북 청송군 백석탄>


7. 여행을 항상 가족과 함께 하면 좋겠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으실 것 같은데요? 잦은 여행에 가족들이 섭섭해하거나 하진 않으세요?

"나는 집에 있다는 것에 절망을 느꼈다. 나의 삶을 보내야 할 곳 가운데 지구상에서 이보다 나쁜 곳은 찾아보기 힘들 것 같았다" -알랭 드 보통

섭섭하겠지요. 그래도 어쩝니까? 운명인걸요. 사실 여행이 잦은 달에는 미리 양해를 구하거나 뇌물을 쓰는 등 나름의 생존방식을 강구합니다. 이번 주에 혼자 떠나면 다음에는 같이 떠납니다.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아내에게는 밥을 사거나 원고료의 일부를 뇌물로 바칩니다. 아이에게는 TV시청이나 컴퓨터를 볼 수 있는 시간을 연장시켜 주지요. 타고난 역마살이라 아내도 이해를 하는 편입니다. 장모님은 새해마다 점을 보십니다. 그런데 모든 점집에서 하는 말이 같다고 하더군요. “사위 되는 사람은 원래 집이 없는 사람입니다. 억지로 잡아 두면 병이 생기거나 바람피울 팔자입니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아내는 저에게 여행이란 참 건강하고 건전한 취미라고 하더군요. 사실 아내의 이해가 가장 큰 힘입니다.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담양)>
 

8. 해외로 여행을 떠나신다면 어떤 곳을 여행하고 싶으세요? 혹시 계획이 있으신가요?

해외는 아니지만 제일 먼저 우리의 반쪽 북녘 땅과 백두산, 만주 일대를 가볼 계획입니다. 다음으로 중국의 오지마을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개발이 가속화되어 불안하기는 합니다. 구이저우성, 윈난성, 쓰촨성 등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동남아의 베트남과 캄보디아, 일본의 오키나와를 앞으로 5년 안에 돌 계획입니다. 아마 해외여행은 빠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일본 대마도 와타츠미신사>


9. 여행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던 순간도 있으실 텐데 많은 곳을 여행 하시면서 느꼈던 불편한 점은 어떤 게 있었나요? 관광지에서 여행자를 위해 개선되어 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면요?

그렇지요. 여행을 자주 가니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경우도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길은 우리에게 기쁨도 주지만 때론 다른 무언가도 주게 됩니다. 우리나라에는 숙박시설은 많지만 혼자 다니는 여행자를 위한 배려가 부족한 편입니다. 비싼 펜션과 어수선한 모텔이 대부분이죠. 여행자를 위한 간소한 게스트하우스가 활발했으면 합니다. 지자체가 많은 노력을 합니다만 아직도 축제 중심의 관광, 수익 중심의 관광이 대부분입니다. 휴식 위주의 여행, 머물고 싶은 여행 정책이 없어 아쉽습니다. 조금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좋을 듯합니다.

                                                                                <오대산 월정사 입구 3만원 민박집>


10. <김천령의 바람흔적>을 참고해서 여행지를 선택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혹시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여행기를 책으로 내고 싶은 생각은 없으신가요?^^

출판 제의는 작년에 몇몇 출판사에서 받았습니다. 물론 정중히 거절을 했지요. 제가 쓰고자하는 방향과 출판사에서 제의하는 방향이 달라서 거절한 경우도 있고요. 대개 레져용의 여행정보서를 원했지만 제가 원하는 것은 여행산문집(에세이) 계통이었습니다. 물론 여행정보도 포함되겠지만요. 그래서인지 올해는 아무도 연락을 안 하네요. 허허. 여행정보서라도 먼저 내볼까하고 생각 중입니다. 지금 구상하고 있는 여행서가 두 개 정도 있어 내년이나 후 내년쯤 출간할까 싶습니다.

                                                                        <전남 벌교 태백산맥문학관(조정래작가)>

사실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출판일이라서 서두르지는 않습니다. 주위의 많은 분들이 남의 책은 만들면서 자기 책은 왜 안 내느냐고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사실 어떤 과정을 너무 알게 되면 더 망설이게 되지요. 홍수같이 쏟아지는 기존의 여행서와 저의 책이 무슨 차별성이 있어 비싼 종이만 낭비하겠느냐는 일종의 자조이기도 합니다. 



11. '김천령은 이런 블로거다!’ 라고 소개할만한 포스트를 3개만 알려주세요.


어, 별로 없는데요. 큰일입니다. 그냥 ‘김천령은 여행자입니다’가 가장 김천령이 어떤 블로거인지를 잘 드러내는 듯합니다. 굳이 3개를 고른다면 주로 테마별로 엮어 소개한 여행지들입니다.












주로 한적한 여행지를 소개한
나만의 비밀스런 여행지


<진도군 조도 모라개>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기록인
여행 3년의 기록, 길 위의 사람들
 


<지리산 노고단 오체 투지, 문규현신부와 수경스님>













누구나 여행하기 좋은 곳인
영화, 드라마 촬영지 12곳



<제주도 우도>



12. 처음에 티스토리를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꾸려 가게 된 계기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티스토리는 사실 2007년에 개설을 했습니다만 머리가 아파서 비워 두다 2008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썼습니다. 이웃 블로거님들께서 천령은 조회 수가 어느 정도 되니 광고 수익이 짭짤할 거라고 하더군요. 혹해서 해봤더니 여행비용이 충당되더군요. 그때부터 티스토리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여행 글로 얻은 광고료, 원고료, 사진료 등은 대부분 여행경비나 장비 구입에 재투자하고 있습니다. 좀 더 나은 여행서비스를 위함이죠. 물론 가족을 위한 뇌물에도 약간 이용됩니다. 스킨 변경이나 메타사이트 글 송고 등의 자유로움이 있다는 것도 티스토리를 한 큰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13.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며 생긴 절친한 블로거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절친한 블로거들은 많습니다. 블로그계를 떠난 사람과 지금까지도 오프라인에서 계속 만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절친한 분들을 일일이 소개하고 싶지만 혹여 제가 잘못하여 한 분이라도 빠지면 그 분은 얼마나 서운하겠습니까? 굳이 말과 문자로 친함을 표하지 않더라도 그분들은 저의 진정성을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양해바랍니다. 

                                                                                                    <강원도 영월 선돌>


14. 나에게 블로그는 00이다!   000란을 채워주시고 그 이유도 소개해주세요~

저에게 블로그는 기억의 저장소이자 삶의 미래입니다. 모든 기록된 자료와 기억들을 반추하여 미래의 모습을 그리고자 합니다. 이 시대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저의 소박한 기록이 후세의 사람들에게 지금 우리의 모습을 그려내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5. 많은 질문에 답해주신 김천령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인사 부탁 드릴게요~

                                                                                                 <경남 통영시 동피랑>

앞으로는 여행의 역사에 대한 칼럼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여행의 의미, 동·서양 여행의 역사, 여행가들의 삶과 여정 등을 단편적으로 그려내 볼까 합니다. 과거로의 깊은 탐색을 통해야만 오늘날의 진정한 여행의 의미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입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불친절한 저의 거처를 방문해주시는 모든 이웃님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