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더위를 쫓아내는 비가 온 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함을 느끼고 추위를 타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하늘을 볼 때면 하늘에 낙서라도 하고 싶은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분은, 가을에 어울리는 시집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글에서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는 히어리님이십니다. 히어리님의 기억하고 싶은 소소한 작은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일상 속에서 소홀히 지나쳤던 일들이 즐거워질 거예요~!
안녕하세요. 티스토리 입니다. 먼저 블로그 인터뷰에 응해 주신 히어리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럼 먼저 히어리님은 어떤 블로거인지 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티스토리 블로거 3년차에 막 접어든 히어리 입니다! 생각해보니 그때만 해도 20대 초반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어느덧 중반의 대열에 와 있는 제 자신이 보이네요.^^; 사실 뭐라고 제 소개를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저는 학교 다닐 때에도 항상 새 학기면 자기소개를 하는 게 너무 식상해 보이고 재미가 없었거든요. 사람은 남에게 들어 아는거 말고, 직접 알고 지내봐야 그 사람을 진심으로 알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어서요. 그래도 이 지면을 통해 그나마 제가 알고 있는 저를 소개해 보자면요. 어쩌다는 굉장히 소심한 것 같으면서도 어쩌다는 굉장히 수다스럽고 다혈질 적으로 변하는 게 어색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생겨난 저의 히어리 캐릭터가 그 어떤 말보다도 저를 잘 표현해 주는 것 같아요.
누구에게나 있는 양면성이지만 변신 전과 후가 확연히 다르다 하여 선물 받은 저의 캐릭터인데, 지인들은 하나같이 진짜 딱 너야! 라고 입을 맞추더라구요. 지금은 제 이름의 드라마가 방송되기를 꿈꾸며 대본을 쓰고 있어요. 한때는 피아노를 공부했지만 사고가 나면서 어떤 꿈이 좌절되는 바람에, 평소 갖고 있던 관심만을 따라 디자인과에 들어 갔더니 이것도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에 그만두고...그러다 보니, 어느 샌가 제가 대본을 쓰고 있더라구요. 그런데 이 일이 힘든것과는 별개로 제 짝을 만난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게 참 즐거워요.
히어리님의 블로그에서는, 글 하나 하나가 작은 꽁트나 시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히어리님이 생각하시는 마음이 동요될 것 같은 포스트 3개만 추천해주세요^^
마음이 동요된다라...제 블로그의 카테고리 중에 이런 게 있거든요. '바람부는마음'- 그곳에는 말 그대로 제 마음에 바람이 불 때마다 기록했던 포스팅들이 있어요. 물론, 바람의 종류 역시 매번 그때그때마다 다 다르지만 하나같이 마음을 담아놓았거든요. 마음은 마음이 안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제 마음을 담았던 포스트 중에서라면 또 다른 마음이 동요되지 않을까 싶어요.
* 저기요 (http://melody.tistory.com/88)
- 제가 찍고 좋아하던 사진에 문구 하나를 넣었더랬죠. 혹시 지금 누군가를 마음속으로 사랑하고 계신다면...^^
* 돌이킬 수 없는 걸음 (http://melody.tistory.com/133)
- 오늘아침, 눈을 뜨자마자 이 음악이 생각났어요. 체온으로 느끼는 계절과 이 때의 기분이 다시 한번 느껴지네요.
* 뭐든 넘치면 안되는거야 (http://melody.tistory.com/192)
- 넘쳐나는 감정들, 그런데 저는 요즘도 그래요.
"기억해도 좋아" 라는 카테고리 명처럼 다른 분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를 2개만 들려주세요.
* 특별한 그대에게.. (http://moongsiri.tistory.com/2233603)
- 제가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했을 때, 큰 위로가 되어 주었던 포스트에요.그 어떤 말보다도 음악과, 그 음악 안에서 언니의 마음까지 느껴져 참 고마웠거든요.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함께 공유하고 싶어요.
* 하늘공원의 9월 어느 날 (http://melody.tistory.com/188)
제가 좋아하는 달 중에 하나가 9월이거든요. 꼭 의도한 건 아니지만 9월이면 꼭 한번씩 하늘공원에 올라가곤 해요. 이 포스트에는 바로 작년 하늘공원의 모습이 담겨있어요. 이제야말로 여름이 가고 진짜 가을이 되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함께하고 싶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히어리님의 자그마치 10년 전! 직접 제작하신 한지공예품들을 보면 실력이 보통이 아니신 것 같아요. 한지공예와의 인연은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세요.
아.. 왠지 부끄럽습니다.^^; 제가 워낙에 이것저것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어렸을 때부터 이런저런 공예를 조금씩 했었거든요. 한지공예 같은 경우는 생각도 못했다가, 중학교 때 특별활동 수업으로 선택해서 배우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전문 공예가 분들의 실력에 비할 바는 절대 못되고, 그저 취미로 할 뿐이에요. 얼마 전에 제가 만든 것들을 두고 정리를 하다 포스팅까지 하게 되는 바람에 생각이 나서 다시 무언가를 만들고는 있어요.
작은 보석함과 경대 등인데 아직은 틀 뿐이라서 보여드리기는 좀 그렇고요. 공예의 특성상 거의 다 그렇겠지만, 한지공예는 특히나 인내심과 정성을 요하는 작업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전통의 미를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참 매력적이지요. 그에 반해 한지공예를 하는 사람들의 수는 적은 것 같아요. 꼭 직업적으로가 아니더라도 저처럼 취미로 함께 할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랍니다.
최근에 작업실이 생기신 것 같아요. 어떤 작업을 하는 작업실인가요? 작업실이라면 어떤 작품들이 나올 것만 같은데요^^ 작업실에서의 하루 생활도 궁금해요~
작업실에서는 드라마 대본을 씁니다. 저까지 여자 네 명이 함께 하는 공간인데, 그 중에서는 제가 막내랍니다. 처음부터 작정하고 만들었던 건 아니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저희만의 공간이 생겨 한결 작업이 쉬워진 것 같아요. 더군다나 우리가 지낼 작업실이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손수 다 꾸몄더니 애착이 더 가고 있어요. 푹신한 원목매트로 장판을 깔고, 하늘색 페인트 벽에 물감으로 구름도 그리고 무지개도 그리고, 아래쪽엔 하얀색 원목느낌의 시트지로 정리하고, 위쪽은 레이스로 빙 둘러줬어요. 아, 레이스의 정체가 뭔지 아세요? 이건 비밀 아닌 비밀인데요. 바로 모기장이에요.^^;; 레이스를 구입하려다가 고작 1m에 몇 만원씩 하는걸 보고서는 제가 낸 아이디어 였어요. 다행인건 그 누구도 말해주지 않으면 레이스의 정체를 모르기에 혼자 뿌듯해하고 있답니다.
작업실에서의 하루는 거의 매일이 시트콤 같은 분위기에요. 보통은 작업실에서 글을 쓴다고 하면, 우아하게 차 한잔 마시면서 작업을 할거라고 생각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저에게도 환상일 뿐,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아침이면 작업실에 들어서자마자 전날 밤에 뿌려놓은 소다에 개미가 이사를 갔나 안 갔나 궁금해서 바닥을 살피느라 바쁘고, 점심에 뭘 먹어야 맛있게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궁리하고, 글 좀 쓰다 커피를 마셔도 졸리면 요가매트 위에 사은품으로 받은 튜브를 베개 삼아 잠을 청하고, 어느 날은 몰상식하게 남의 작업실 외벽 천막을 받아놓고도 오히려 큰소리 치는 인간이 있어 그냥 가셔도 좋다고, 대신 뺑소니로 신고하겠다고 같이 목청 높여 싸우기도 하고, 어제 본 영화에 소간지님께서 그 테만으로 너무 멋있어 쓰러질 것 같다는 수다를 떨고, 그러다 보면 마감이 다가와 머리카락을 잡아 뜯으며 괴로워 하는 생활을 합니다. 참, 이렇게 쓰고 보니 작업실에서의 하루는 전투적으로 살고있는것 같네요.
히어리님께서는 요리도 즐겨 하시나 봐요! 블로그에 포스팅 하지 않은 요리 레시피가 분명 있으실 것 같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공개해 주실 수 있으세요?
잘은 못하지만 즐겨는 한답니다.^^ 간단하면서도 누군가를 접대할 수 있을만한 레시피 하나를 공개해 드릴게요. 이 요리의 이름은 '새우버섯전' 인데요, 제가 얼마 전, 태어나 처음으로 엄마의 생신상을 손수 차리며 만든 음식 중 하나에요.
재료 : 표고버섯, 새우 살, 다진 야채들 (생략가능), 달걀, 참기름, 간장, 설탕, 마늘, 밀가루, 소금 약간.
- 버섯의 꼭지는 따내고, 거기에 간장, 참기름, 설탕 약간을 넣어 조물조물 해서 준비해주세요.
- 새우살과 야채 살은 잘게 다지고, 거기에 마늘과 소금을 약간만 넣고 섞어 준비해주세요.
- 미리 준비한 버섯의 홈안으로 밀가루를 얇게 묻힌 다음, 위에서 준비한 새우살을 잘 뭉쳐 담아주세요.
- 그런 다음 밀가루를 덧입히고 계란물을 묻혀 팬에서 익힙니다. 끝!
저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요리 한번 할라치면 정체 불명의 음식을 만들어 내고는 했는데요. 이게 잘하건 못하건 해보다 보면 확실히 사람이 먹어도 가능한 정도의 맛은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저의 새우버섯전은 한번에 여러 음식을 만들다 보니 조금 더 익었네요.
히어리님은 이런 블로거다! 라고 소개할 만한 포스트 3가지를 추천 해 주세요!
* 평생에 이런 환자는 처음입니다 (http://melody.tistory.com/53)
* 누나가 되는 일 (http://melody.tistory.com/59)
* 나는 가끔 이래요 (http://melody.tistory.com/152)
아...저를 소개할 포스트를 찾다 보니 거의 자폭 수준의 적나라한 제 모습들이군요. 흑.
티스토리를 어떻게 만나시게 되셨나요?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꾸려 가게 된 계기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미니홈피를 하던 차에 슬슬 재미가 없어졌던 걸로 기억해요. 일촌들과 안부인사를 전하고 사진첩에 사진을 올리고 하는 일들이 언젠가부터 좀 식상해 지더라구요. 게다가 홈피를 꾸미고 하는 일들이 왠지 다들 솔직해 보이지가 않았지요. 그러다 알게 된 것이 바로 블로그 였는데, 이번에는 블로그의 서비스나 디자인이나 사용법 등이 딱히 아 이거야 하고 와닿는 게 없었어요. 그래서 흐지부지 다시 말아야지 하고 있던 차에 우연히 한 포털에서 블로그라고 검색을 하다 티스토리를 알게 됐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티스토리를 하고 싶어도 초대장이 없어서 할 수가 없는 거에요. 덕분에 티스토리를 갈망하게 되는 욕구는 점점 더 커지고, 시간이 날 때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초대장을 사수하기 위한 전쟁을 치르다 드디어 성공했지요. 어렵게 시작한 티스토리여서 그런지 저에겐 더더욱 소중한 공간이에요. 아,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제 블로그의 주소가 너무 마음에 들어요. melody! 기억하기도 쉽고 제가 좋아하는 단어로 단 한번에 주소 만들기를 성공 했던 터라 지금도 그때의 그 기분이 다시 한번 생각나네요.^^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며 생기게 된 절친한 블로거가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딸기뿡이 (http://moongsiri.tistory.com)
제가 티스토리에서 처음이자 독보적으로 가장 친해진 블로거가 바로 딸기뿡이 님이에요.^^ 어쩐지 지금은 님이라는 표현보다는 언니라는 친근한 표현이 더 익숙하지만요. 무엇보다 저와 마음이 참 잘 맞아요. 의자매를 맺기로 할 만큼 언니 동생 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전하기만도 참 바빠요. 전화 통화도 자주하고, 서로의 속 깊은 이야기도 나눈답니다. 아, 여담이지만 딸뿡언니의 목소리를 들으시면 누구라도 반하고 말 거에요. 여행 좋아하고, 음악 좋아하고, 곳곳에서 빛을 발하는 보석 같은 포스트를 보면 제가 다 괜시리 흐뭇해요.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줄줄 알고, 진심으로 걱정하고 위해줄 줄 알고, 솔직하고, 그런 모습들에서 제가 늘 말은 안 하지만 매번 감동하고 있어요. 우연스럽게도 언니와 제가 티스토리를 시작한 날도 같답니다. 처음 오프라인으로 언니를 만나던 날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나요. 겨울이었는데 어찌나 눈보라가 치던지, 정말 굉장한 날이었어요. 그렇게 만났는데 조금도 어색하지가 않고 오히려 더 친해졌어요. 티스토리를 하게 된 시간만큼 언니하고의 시간도 점점 쌓여져 가고 있네요. 이만하면 티스토리가 맺어준 인연인데, 언니에게도 티스토리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해요.
그리고 그 밖에도 많은 이웃님들께 일일이 열거하진 못하지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
앞으로도 티스토리에서의 더 좋은 인연들을 기다릴게요.
나에게 블로그는 ooo이다! ooo란을 채워 주시고 그 이유도 소개 해 주세요.
저에게 있어 블로그는 '소통의 창' 입니다.
위의 질문들에서도 쭉 말해왔지만, 티스토리를 통해 알게 된 친구들과의 교류는 물론이고요. 제가 다 전하지 못한 마음들, 소중하게 생각하는 시간들, 잊고 싶지 않은 기억들을 저장하는 곳이 바로 저의 공간인 것이지요. 때로는 다이어리에조차 쓰지 않을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몰래 적었다 지우기도 하고, 그냥 스쳐 지나갔으면 잊어버릴 일을 생각이 날 때마다 앨범 꺼내어 보듯 꺼내어 보며 웃음짓기도 하고 그렇잖아요.
제 블로그의 제목이 히어리의 작은 이야기 인데요. 저는 그래요. 어떤 큰 이야기를 담지 않아도, 그런 작고 소소한 이야기들에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블로그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와 소통을 한다는 것은 전혀 아무렇지 않은 것 같아도 정말 엄청난 것이거든요. 간혹, 온라인이라는 배경을 이용해 진심이 아닌 거짓으로 장난을 하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그건 소수에 불과하다고 믿어요. 사람과 사람 사이, 앞으로도 제 공간에서 많은 분들과 진심이 담긴 소통을 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긴 질문에 답해 주신 히어리님께 감사 드리고, 마지막 인사 부탁 드리겠습니다.
요즘은 뭐가 이렇게 마감이 많아! 라고 외치며 사는 터라, 사실 인터뷰 마감에도 혼자 콩닥콩닥 했어요.^^; 게으른 일상을 탓하며 포스팅을 마지막으로 했던 것도 좀 되었길래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말이에요. 이렇게 베스트 블로거로 인터뷰까지 하게 되니 좀 쑥스럽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그러네요. 앞으로도 한동안은 뜸할지 모르겠으나, 이래도 저래도 제 공간은 언제나 이곳에서 이웃들과 함께 하고 싶어요. 히어리의 작은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