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고양이에 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세요? '누덕누덕 때묻고 비쩍 마른 모습이 안타깝다', '눈빛과 울음 소리가 불쾌하다', 심지어 쥐와 같은 해수와 동급으로 보는 생각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정작 고양이들은 '길고양이'라 불리든 '도둑 고양이'이라 불리든,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에 부정도 긍정도 않고 인간 사회의 틈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양이들의 존재에 따뜻한 시선을 보내며 그들의 이야기와 희로애락을 사진 한장 한장에 담는 블로거가 계신데요.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종이우산님이 바로 그 분이십니다.
안녕하세요, 티스토리입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종이우산님은 어떤 블로거이신지 소개 부탁 드릴게요~
평범하게 직장에 다니고, 근무중 딴짓으로 포스팅을 하기도 하는 그저 평범한 블로거입니다.
다만 어찌어찌 운영을 하다보니 한가지 주제를 가지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기억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종이우산님께서 따뜻한 사진과 의미 있는 글귀로 티스토리에 연재해주시는 “행복한 고양이 엽서”는 대단히 인상적입니다. ^^ “행복한 고양이 엽서”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 처음 시작한 블로그는 모형 관련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취미로 사진을 찍기 시작하였고 좋아하는 것을 찍다 보니 길에서 고양이를 만나면 항상 찍게 되던것이 고양이만 찍게 되었습니다.
행복한 고양이 엽서는 "나는 길고양이를 탐닉한다" 를 쓰신 고경원 작가님의 블로그에서 어느날 고양이 엽서라는 제목으로 한장의 사진을 올리신것을 보고 고경원 작가님께 고양이 엽서라는 시리즈를 해보고 싶은데 괜찮겠습니까? 라고 여쭤본 후 시작하게 된 시리즈입니다. 처음엔 그냥 사진만을 올리다가 짤막한 멘트를 달기 시작했던것이 어쩌다보니 500회를 넘게 되었네요. 요즘은 자꾸 게을러져서 큰일입니다...
가판대 집 고양이
서울 곳곳에서 다양한 표정의 고양이 사진을 찍으셨는데요. 그 과정에서 재미있거나 가슴 찡한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일을 소개해 주세요~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는 구산동 오렌지냥이었던 산이와 연신내에서 구조하여 지금은 금동이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는 아이입니다.
산이의 경우 유독 사람을 따르던 아이라 항상 걱정이 되던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의 사진을 보신 여자분께서 전에 함께 살았던 자신의 첫고양이와 너무 닮았다면서 제게 그 아이에 대해 이것저것 여쭤보시더군요.
말씀을 들어보니 그분의 첫 고양이는 원인을 알수 없는 병으로 1년 이상 오랜 투병생활을 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결국 더이상의 연명치료는 고통만 연장시키는 상황이라 안락사라는 힘든 결정을 내리셨었다더군요. 첫 고양이를 힘들게 보내시고 그 후 어떤 고양이도 들이시지 못하셨는데 첫고양이와 꼭 닮은 아이의 사진을 보시곤 못본척 할수 없으셨는지 오랜 시간 고민을 하신 후 결국 입양을 결정하셔서 그분의 고양이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산이라는 이름으로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요즘도 종종 소식을 전해주십니다.
금동이는 작년 여름, 약속이 있어 나가던 길에 골목에서 만났습니다.
길가에 어미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가 함께 누워있기에 사진을 몇장 찍었는데 아무리 봐도 어미의 상태가 이상했습니다. 다가가도 도망치지 못한채 숨만 몰아쉬고 있더군요. 동물병원에라도 데려가고 싶었지만 어미를 데려가고 나면 새끼 혼자 남는것이 걱정이 되어 그러질 못했습니다. 더위를 먹어서 그럴지 모른다는 생각에 편의점에서 얼음과 이온음료, 먹을것들을 사다가 억지로 이온음료를 먹인후 상자안에 어미고양이와 얼음, 그리고 먹을것을 넣어주고 저는 약속장소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약속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어미고양이가 걱정이 되어 돌아와보니 이미 차게 식어있더군요.
남은 새끼가 걱정이 되어 찾아보니 새끼 고양이는 처음 발견했을때 어미 고양이가 누워있던 자리에 웅크리고 있더군요. 저 아이라도 구조해야겠다는 생각에 아이를 먹을것으로 유인했더니 종일 굶었는지 제가 있음에도 발 앞에서 허겁지겁 먹기에 그대로 안고 돌아와 지금의 반려인분께 입양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는 저와 자신의 반려인을 유괴범이라 생각했는지, 참 오랫동안 반려인에게 정을 주지 않고 속을 썩히더군요. 입양해가신 분께서 아이를 너무 예뻐했기에 망정이지 보내고도 오랫동안 파양당하는건 아닌지 걱정했었습니다.지금은 다행히 애교도 부리며 잘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한국에서 길냥이는 아직 환영받는 존재는 아니지요. ‘고양이’라는 동물 자체에 대한 문화적 편견도 한몫하는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종이우산님이 고양이라는 동물에 빠져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원래 어머님께서 동물을 좋아하십니다. 그래서 어린시절부터 집에 반려동물이 없었던 적이 없어 대부분의 동물들을 좋아합니다. 다만 불과 몇년전만 해도 버려진 강아지의 경우 집에 데려와도 금방 키울 분을 찾는 반면, 고양이들을 키울분들을 찾기는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대로 우리집에 주저앉아 살게되는 고양이들이 많아 고양이들과 더 친숙해진것 같습니다.
전 편견을 가지기 전에 이미 고양이들을 좋아하게 된 상태였죠.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길고양이들은 경계심 때문인지 좀처럼 사람에게 곁을 주지 않는데요. 종이우산님의 사진을 보면 고양이들은 그렇게 편해 보일 수 없습니다.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사진으로 포착하는 특별한 비법이 있으시다면요? ^^
굳이 비법이라는 것이 있나요. 그냥 친해지는거죠.
아이들에게 먹을것을 주면서 자주 얼굴을 익히고, 저 인간은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인식을 줍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제 얼굴을 기억하고 나면 조금씩 다가가는 거죠.
좋은 사진은 친해진 아이들에게서 많이 찍게 됩니다. 친해지고 나면 가져간 먹을것들을 다 먹여주고 한두시간 그 자리에 앉아 아이들과 놀면서 사진을 찍어요. 그러다보면 아이들이 제게 신경쓰지 않고 자기들의 볼일들을 보기 시작하는데 그럴때 좋은 사진들을 찍게 되는것 같습니다.
한창 장난 중인 아기 길고양이
현재 블로그 수익금으로 고양이 보호 단체에 기부하고 계신데요. 고양이 보호단체가 정확히 무엇이며, 고양이들을 어떻게 보호하는지 소개해주세요~^^
아직 블로그에서 수익이 발생하질 않아 직접적인 기부를 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작은 인연으로 알고 있는 부산지역에서 유기묘들을 구조하고 계신 똥고양이 카페에 보내려 하고 있습니다.
종이우산님께서는 직접 찍으신 사진들을 전시하실 정도로 사진에도 관심이 많고 뛰어난 재능을 갖고 계십니다. 혹시 앞으로 사진과 관련하여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요.
솔직히 앞으로의 일은 모르겠습니다.^^ 전시회도 어쩌다 보니 인연이 닿아 하게 되었으니 앞으로도 어쩌다보니 인연이 닿아 무언가 하게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홍대 모 카페에서 열린 종이우산님의 사진 전시회 풍경
그간 찍으셨던 사진 중에서 가장 가슴 뿌듯하고 ‘내가 봐도 너무 잘 찍었다’ 라고 자부하시는 사진 있으시면 소개해주세요~
"잘 찍었다"라고 생각하는 사진보다는 "잘 찍혔다"라고 생각하는 사진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대상이 고양이다보니 제가 잘찍겠다고 뭘 어쩔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허리가 아주 긴 고양이", "고양이 어뢰", "냥벽이" 사진은 아마 앞으로 다시 찍으려 노력해도 찍을수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위에서부터)
上 허리가 아주 긴 고양이 / 中 고양이 어뢰 발사! / 下 냥벽이
‘종이우산은 이런 블로거다!’ 라고 소개할만한 포스트를 3개만 알려주세요.
▷ http://rara1733.tistory.com/550
행복한 고양이 엽서시리즈는 이런 시리즈입니다. 날마다 한장, 또는 그 이상의 사진에 사진과 어울리는 글귀를 추가한 포스팅입니다.
▷ http://rara1733.tistory.com/807
길에서 만난 고양이는 길에서 만난 고양이들의 사진을 꽁트식으로 구성한 포스팅들입니다.
▷ http://rara1733.tistory.com/174
고양이로 쓰는 일기는 고양이 사진으로 쓰는 그날의 일기입니다. 고양이들에게 제 일상을 반영하고 있죠.
처음에 티스토리를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꾸려 가게 된 계기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원래는 이글루스에서 4년가량 블로그를 운영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이글루스가 SK로 넘어가면서 기존과는 운영방침들이 너무 변해버려 티스토리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며 만난 절친한 블로거나 관심 있게 보고 계신 블로거가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립니다.
▷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http://www.catstory.kr/)
국내에서 최초로 길고양이 사진집 "나는 길고양이를 탐닉한다" 를 내신 고경원 작가님의 블로그입니다.
거문도 고양이, 밀레니엄 타워 고양이들의 소식과 함께 우아한 고양이 스밀라의 소식을 접할수 있습니다.
▷ 구름과연어혹은우기의여인숙 (http://gurum.tistory.com/)
이번에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 라는 책을 내신 이용한작가님의 블로그입니다.
여행작가로서 여행지에서 찍어오신 사진들과 함께 길고양이들의 소식과 댁에서 기르시는 두마리 고양이들의 소식을 접할수 있습니다.
“나에게 블로그는 00이다!” 000란을 채워주시고 그 이유도 소개해주세요~
나에게 블로그는 양식장이다! 끊임없이 무언가 나를 키워갈수 있는 나의 것을 키워가는 장소니까.
많은 질문에 답해주신 종이우산님께 감사 드립니다. 마지막 인사 부탁 드릴게요~
정말 어쩌다보니 사진을 찍게 되었고, 어쩌다보니 고양이만 찍게 되었고, 다시 어쩌다보니 이런 자리에서 인사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지켜봐주시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만 요즘 자꾸 게으름을 피우는지라....제가 게으름 피울때마다 게으름 피우지 말라 타일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